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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 정상회담 고려 '연령제한' 포기 가능
'단계적 폐지'안 들고 협상 나선 정부, 더 물러설 수도

일단 지난 11일 열린 첫날 한미 쇠고기 협상은 별다른 성과 없이 끝이 났다. 두 번째 협상은 14일 오전 10시 과천 정부종합청사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열릴 예정이다. 첫날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고는 하나 지난해 10월 1차 협상 이후 6개월 동안 양측이 이미 충분히 의견조율 과정을 거쳤고, 협상의 격도 차관보급으로 높아진 만큼 '조만간 타결'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의지다. '자유무역협정(FTA)과 한미 정상회담을 고려해 이번 쇠고기 문제를 매듭짓자'는 정부 내 기류가 강하게 돌고 있는 가운데 협상 타결을 위해 검역기준에 대한 기존 입장에서 크게 물러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30개월 미만' 기준을 아예 포기하는 등 연령 제한을 한꺼번에 철폐할 수도 있는 분위기다.

◇왜 '30개월 미만'인가 = 정부와 농민단체·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이번 협상 최대 쟁점은 '30개월 미만'인 소의 연령제한 문제와 현재는 수입이 금지된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이 어떤 종류까지 허용될지 여부다.

'30개월 미만'이라는 연령 기준은 광우병 검역기준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발생한 광우병은 세계적으로 대부분 30개월 이상 소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록 30개월 미만 소의 광우병 발병도 어느 정도 보고된 바는 있지만 현재는 '30개월 미만'이 연령상 광우병 안전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미국은 '광우병위험통제국'에서 생산된 쇠고기는 원칙적으로 연령·부위 제한을 두지 말라는 국제수역사무국(OIE) 권고안에 의거, 수입규제를 풀라고 종용하고 있지만 OIE 권고안은 말 그대로 권고사항일 뿐 의무는 아니다. 즉 쇠고기 수출국과 수입기준을 협의해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양국의 주장과 전망 = 미국은 예상대로 지난해 5월 OIE로부터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를 인정받은 뒤 줄곧 "OIE 지침에 맞춰 연령·부위 제한을 없애달라"는 기본입장을 고수 중이다. 현행 OIE 권고 지침에 따르면 '광우병위험통제국' 쇠고기의 경우 교역과정에서 원칙적으로 나이와 부위에 제한을 받지 않고, 소의 월령이 30개월을 밑돌면 뇌·두개골·척수 등의 SRM조차 제거할 의무가 없다.

우리나라는 단계적 연령제한 폐지안을 들고 다시 협상테이블에 나선다. 아울러 광우병 위험과 관련된 동물성 사료 규제 강화와 한국산 삼계탕에 대한 수입규제 정책을 풀어주고, 한우 고기의 대미 수출을 위해 우리나라를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인정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우리 제안인 단계적 연령제한 폐지를 받아들이는 대신 우리는 지금까지 수입을 금지해온 등뼈(척수) 등의 일부 SRM을 OIE 지침에 맞춰 허용하는 형태의 절충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FTA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우리 쪽이 더 물러서 '동물사료 금지조치 강화' 약속 하나에 '30개월 미만 소에 한해서만 수입 가능'이라는 현행 연령제한까지 내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본·중국 등도 연령제한 고수" = 쇠고기 수입을 두고 한미 양측의 고위급 회의가 막바지를 향해 달리자 농축산 및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특히 한미 쇠고기 협상 대표로 참석한 민동석 차관보의 발언에 적잖은 우려를 나타내는 눈치다. 민 차관보는 지난 11일 "지난해 5월 미국이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를 받은 뒤 OIE 지침에 따라 연령제한 없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한 나라가 4곳이나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 농민시민단체가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관계자는 "수입규모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다른 나라도 제한 없이 미국 쇠고기를 수입한다'고 말한 것은 정부의 의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정부의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고 날카롭게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우리나라처럼 미국으로부터 많은 양의 쇠고기를 수입하는 일본이나 중국·대만·홍콩 등 주요 수입국 중 어느 한 나라도 연령제한을 푼 곳은 없다"며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위한 수순을 계속 밟는다면 정부는 앞으로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박의규 회장은 "총선 직후 한미 고위급 협의를 연 것은 이 대통령의 방미 선물을 만들어 가기 위한 전초전이며 국민 목숨을 담보로 한 협상"이라며 "FTA와 쇠고기 문제는 별개이고, 수입위생조건 재개정을 위한 정확한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까지는 협상 자체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기갑 의원도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 전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려는 의도를 즉각 철회하고,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 전까지 미국산 수입중단 조치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14·15일 추가 협상을 벌인 뒤 양측이 타협점을 찾으면 15~16일께 LA갈비를 포함한 미국 쇠고기 허용 범위 확대와 수입 재개를 공식 발표할 방침이다.

/경남도민일보 김성찬 기자(기사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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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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