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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초고유가 시대, 업계 희비 교차

사우나·찜질방, 비용 많이 들어 '울상'…자전거·오토바이 판매량 늘어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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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기름값으로 인해 자전거로 출퇴근하려는 시민들과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27일 오전 마산시 상남동에 위치한 한 자전거 판매점에 자전거를 사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박일호 기자 iris15@  
 
기름 값이 오르면서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곳이 속출하는가 하면, 기름 값 덕분에 날개 돋친 듯 제품이 판매되는 곳도 있다.

초고유가 시대 업계의 희비가 교차하는 곳은 바로 사우나·찜질방과 자전거·오토바이 판매점.

28일 마산시 합성동 대형 사우나 '한독 스파밸리' 사장은 '문 닫자는 얘기가 목 끝까지 나온다'며 입을 뗐다.

그는 "기름 값이 오르면서 가스료도 올랐다. 이전에 한 달에 3000만 원 들던 가스료가 4000만 원까지 든다"며 "수건만 해도 한 달에 보통 600∼700장이 사용되는데 기름 값이 오르면서 수건 한 장 세탁비가 40원에서 55원으로 올랐다. 이래저래 계속 비용이 많이 들어서 영업을 접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목욕탕도 사정은 마찬가지. 같은 동 '신세계 사우나' 조종호(53) 사장은 "근처 목욕탕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다. 마산 시내 목욕비가 1월부터 4000원으로 올랐지만 손님들이 안 찾을까 봐 우리는 기존 요금인 3500원을 그대로 받고 있다"며 "기름 값이 오르면서 들어가는 각종 비용이 만만치 않아 이래저래 고민이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반해, 기름 값이 오르면서 희색을 감추지 못하는 곳도 있다. 마산시 상남동의 한 자전거점 주인은 요즘만 같았으면 싶다.

출·퇴근용 자전거를 찾는 문의 전화가 부쩍 늘고 실제 자전거 구입자도 늘었다.

'마산 프로사이클'이라는 자전거점을 하는 김철석(48) 씨는 "예전에는 운동하려고 자전거를 구입한다는 사람이 대다수였는데 요즘은 기름 값이 올라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사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 가게에는 보통 50만 원 이상의 MTB 자전거를 찾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출·퇴근에 사용하려 한다며 20만~30만 원대의 자전거를 많이 찾는다.

지난달에는 한 달 동안 10대도 채 안 팔리던 20만~30만 원대 자전거가 이달에만 20대 정도 팔렸다.

또, 자동차를 이용하기엔 기름 값 등의 비용이 만만찮고 일반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삼기에는 체력이 안 되는 이들은 전기를 충전해서 움직이는 30만 원대의 '전기 자전거'를 찾는 사례도 있다.

자전거점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점도 방긋 웃는다.

대림 모터사이클 마산 동부 대리점 정재훈(31) 씨는 "자동차 연료비가 10만 원 든다면 오토바이는 절반도 안 든다"며 "최근 출·퇴근용 오토바이에 대한 문의 전화가 많다"고 말했다.

정 씨는 최근 100만~140만 원대의 다소 가격이 저렴한 오토바이를 출·퇴근용으로 찾는 이들이 많아 이달에만 40~50대를 판매했다. 지난달에 같은 가격대 오토바이가 20~30대 정도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늘었다.

/경남도민일보 우귀화 기자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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