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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고물가에 초딩들 "우리도 먹고살기 힘들어요"

과자 20∼40%, 아이스크림 값 40∼50% 선 인상
원자재 가격 폭등에 용돈으론 군것질도 어려워


"저는요, 뿌셔뿌셔를 참 좋아하는데요. 요즘 너무너무 비싸져서 잘 못 사먹어요."

마산 산호초등학교 1학년 공도언(8) 양은 하루 용돈이 500원이다. 하지만, 뿌셔뿌셔는 650원이다. 그래서 도언이는 가끔 엄마가 1000원을 줄 때만 좋아하는 과자를 사먹을 수 있다. 그 외엔 학교 앞 문방구에서 싼 100원짜리 과자를 사먹는다.

요즘 너무 치솟은 과자·아이스크림 가격 때문에 초등학생들 살림살이도 팍팍해졌다.

산호초등학교 인근에 있는 한 슈퍼마켓에서 500원으로 사 먹을 수 있는 과자는 거의 없다. 짱구, 사또밥, 카라멜콘과 땅콩 등 아이들이 자주 사 먹는 스낵 종류는 600원으로 올랐다. 꼬깔콘과 쫄병스낵은 700원이다.

그 외 700원 대 크래커와 쿠키는 1000원 이상으로 가격대가 높아졌다. 보통 하루 용돈으로 500~1000원을 받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 용돈으로는 사 먹을 수 없는 가격이다.

제과 업체들이 올해 초부터 원재료 가격 인상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오리온이 지난 3월 제품가격 15% 인상을 단행한 것을 비롯해 대부분 제과업체가 과자 가격을 20~40%까지 올렸다. 아이스크림은 최근 500원짜리 제품이 700원으로 오르는 등 가격이 40~50% 정도 인상됐다.

브라보콘·구구콘 등 고급 아이스크림은 1500원에 근접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서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물가지수 상승률이 비스킷 32.2%, 스낵 과자 16%를 기록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주 사먹는 것은 동네 문방구에서 파는 질이 낮은 과자 종류다. 쫀득이, 첵스 등 합성착색료가 많이 들어간 식품이거나 진짜 제품을 모방한 싼 과자들이다. 아이스크림도 모방 제품을 100~300원 정도면 사 먹을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학년 두 아이를 키우는 주미현(42·마산 가포동) 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주 씨는 "일주일에 2~3번 아이들 과자를 사주는데 요즘 과자 값이 너무 올라 가계에 부담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마산 양덕동에 사는 이경숙(39) 씨는 대형마트에서 꼬깔콘을 들고 가격을 한참 비교해보다 이내 내려놓고 말았다.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 유치원생 세 아이를 둔 이 씨는 "과자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애들이 과자를 찾으니 안 살 수 없다"면서 "차라리 몸에 좋은 과일을 먹이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며 청과 매장으로 향했다.

한편, 한 편의점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제품을 상품군별로 정리한 결과, 과자류 매출 상위 20개 품목 중 1000원 미만인 제품은 6개뿐이었다.

/경남도민일보 추지연 기자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