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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한 대는 짝수로 한 대는 홀수로

공무원 '매일 운행' 위해 차량번호 변경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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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자동차 등록사업소에서 한 시민이 새 번호판으로 교체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지난 15일부터 공공기관에서 '차량 홀짝제'를 시행하자 이를 비켜가려고 아예 차량 번호판을 바꿔버리는 공무원이 늘고 있다.

한 집에 차가 2대 이상인데 차량 끝 번호가 모두 홀수이거나 짝수이면 하나를 홀짝을 달리해 변경하는 것이다.

이러면, 차량번호를 홀짝으로 달리해 매일 차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창원시와 마산시의 차량등록사업소에는 차량번호를 변경하거나 문의하는 건수가 차량 홀짝제 시행 전보다 크게 늘었다.

창원시 차량등록사업소는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토·일 공휴일 제외) 닷새 동안 차량번호 변경 건수가 평소보다 최고 4배 이상 늘었다.

차량등록사업소는 하루 평균 10건 이하이던 차량번호 변경건수가 홀짝제 시행 당일인 15일 최고 38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차량번호 변경 문의전화도 평소 10건도 채 안 되다 하루 40건가량으로 늘었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번호판 교체 수가 189건이던데 비해 7월은 21일까지만 계산해도 289건으로 이미 100건이 는 셈이다.

차량등록사업소 관계자는 "모두가 홀짝제 때문에 번호판을 바꾸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최근 홀짝제가 시행되면서 공무원이 번호판을 교체하러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번호판 교체 수는 홀짝제 시행 첫날인 15일 38건, 16일 24건, 17일 23건, 18일 18건, 21일 2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1일 이곳에 차량번호판을 교체하러 온 공무원 최 모(27) 씨는 "집에 아버지 차와 내 차 두 대가 있다. 둘 다 짝수여서, 내 차 번호를 바꿔서 아버지 차와 바꿔서 매일 차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김 모(53·창원시 상남동) 씨 역시 "집에 있는 차가 모두 홀수 번호여서 한 대를 짝수 차로 바꿔서 날마다 번갈아 가며 이용하려고 번호판을 교체했다"고 했다.

마산시 차량등록사업소도 이전보다 번호판 교체가 늘었다. 홀짝제 시행 첫날인 15일 21건, 16일 11건, 17일 14건, 18일 13건, 21일 11건으로, 하루 평균 10건 이하이던 지난달에 비해 다소 증가한 편이다.

차량등록사업소 관계자는 "이전에는 전입 등의 이유로 번호판을 교체했는데, 최근에는 홀짝제를 이유로 짝수는 홀수로, 홀수는 짝수로 번호판을 바꾸는 이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경남도민일보 우귀화 기자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