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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명품도 교수도 '짝퉁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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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와 경기침체 탓에 '짝퉁'이 판을 치고 있다. 짝퉁 교수에서부터 먹을거리, 의류와 신발 등 정상적으로 돈벌이가 힘들어지자 진품을 모방하는 가짜상품 판매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경남·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처럼 가짜 유명상표를 붙인 짝퉁제품에 대해 '지적재산권 침해사범 특별단속계획'에 따라 현장단속을 벌여 판매업자를 붙잡았다.

특히 경찰에 적발된 짝퉁제품들 중 일부는 이미 부산과 경남지역 백화점과 할인점, 재래시장 등지에 대거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30일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를 개설해 가짜 유명 상표를 부착한 의류광고를 내고 나서 이를 보고 연락이 온 네티즌들에게 돈을 받고 가짜 상표를 부착한 의류를 택배로 배달하는 방법으로 총 1만 1400여 회에 걸쳐 6억 원 상당을 입금받아 챙긴 혐의(상표법 위반)로 ㄱ(여·52)씨를 구속하고 또 다른 ㄴ(4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지난 29일 가짜 외국 유명 브랜드의 신발을 제조해 유통하려 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제조업자 ㄷ(여·41)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제조기술자 ㄹ(37)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ㄷ씨 등은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부산 강서구 송정동에 140평 규모의 공장을 차려놓고 자체 제작한 외국 유명상표를 붙인 운동화 5200여 점(3억 6000만 원 상당)을 만들어 유통하려 한 혐의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부산·경남본부세관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가짜 국외 유명상품 운동화를 판매한 혐의(상표법 위반 등)로 ㅁ(35)씨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ㅁ씨 등은 지난 4월부터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나이키 등 국외 유명상표의 가짜 운동화 9820켤레(시가 약 10억 원 상당)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교수와 먹을거리에서도 짝퉁이 나타났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지난 29일 대학교수로 속여 주부들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ㅂ(3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ㅅ(여·47)씨를 수배했다. ㅂ씨는 지난해 3월5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모 음식점에서 ㅅ씨를 통해 알게 된 주부 ㅇ(45)씨에게 "내 형이 세계적인 펀드 매니저인데 돈을 투자하면 최고 3배로 불려주겠다"고 속여 3000만 원을 받아 챙기는 등 주부 7명으로부터 4억 4000여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부산해양경찰서는 지난 29일 중국산 민물장어를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혐의(수산물품질관리법 위반 등)로 ㅈ수산 대표 ㅊ(43)씨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업체 간부 ㅋ(3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ㅊ씨는 지난달 15일 중국산 민물장어 2t을 수입해 원산지 표시를 시너로 지워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등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중국산 민물장어 28t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해 1억여 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ㅋ씨 등이 국내산으로 둔갑시킨 중국산 장어는 ㄴ유통회사 등을 거쳐 장어구이 용으로 제조돼 전국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납품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짝퉁이 판을 치는 이유에 대해 경남대 행정경찰학부 범죄학 전공 김성언 교수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같은 경우 사기범죄가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수요자들이 짝퉁물건임을 알면서도 구입하는 것은 겉모습만 중요시하는 사회현상이다"며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짧은 생각이 이 같은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서민들이 힘겨운 시기를 틈타 기승을 부리는 짝퉁 제조·판매업자와 사기범들을 대상으로 '지적재산권 침해사범 특별단속계획'에 따라 지속적인 현장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남도민일보 임봉규 기자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