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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행정

"애 딸린 여선생, 4등 신붓감"


나경원 의원, 진주 특강서 여교사 비하 발언 말썽

한나라당 나경원 국회의원(제6정책조정위원장)이 지난 11일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강연에서 여교사에 대한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나 의원은 이날 '경남여성지도자협의회 심화교육과 제8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특강을 하면서 교원평가제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의 교육개혁 과제 1번은 교원평가제인데 우리나라 선생님들의 처우가 괜찮은 편"이라고 밝힌 뒤 신붓감 이야기를 꺼냈다. 나 의원은 "1등 신붓감은 예쁜 여자 선생님, 2등 신붓감은 못생긴 여자 선생님, 3등 신붓감은 이혼한 여자 선생님, 4등 신붓감은 애 딸린 여자 선생님이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민주노동당 강민아 진주시의원은 "발언을 듣는 순간 여성 국회의원이자 여성지도자로서의 결혼관과 소양이 의심스러웠다"면서 "만약 그 자리에 여교사가 있었다면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어 "교원 평가제에 대한 찬반이 있은 만큼 객관적인 평가 등도 없이 그런 말로 대체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전달방식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글을 올려 나 의원의 발언과 당시 분위기 등을 전했다.

강 의원은 "이날 강연회는 주제와 전혀 다르게 '이명박 정부 하소연'으로 일관해 실망스러웠다"며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소양마저 의심스러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나 의원이 지적한 공무원의 정치 중립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강 의원은 "나 의원이 공무원들이 지난 10년 동안 너무 변해 청와대에서 오전에 논의된 내용이 오후에 야당 의원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일하기 힘들다"면서 "공무원은 정치 중립의무가 있지 않은가"라면서 공무원의 정치 중립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 의원은 강연에서 "여기 계신 분 대부분이 한나라당 지지자들이시죠? 정말 국회의원 사모님, 시장 사모님까지 한마음으로 고생하셨기 때문에 지난 대선 때…"라고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을 했다고 강 의원은 주장했다.

강 의원은 "공직자 아내의 대선활동까지 치하하면서 공무원 정치 중립의무라니.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시장이나 국회의원의 사모님이 그 칭찬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도 궁금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교원평가제 도입과 관련해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교사들에 대한 대우가 나쁘지 않다는 걸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며 "우수한 교사들이 교직에 많은 데도 공교육을 신뢰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는 취지였을 뿐 여교사를 비하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경남도민일보 김종현 정봉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