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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새로 나온 술과 담배의 속사정…영남에선 슬림형 담배만 잘 팔려

상품도 저마다 '출생의 비밀'이 있다. 물론 상품이 탄생한 이유는 기업에 돈을 벌어다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탄생은 때로 푸대접을 받기도 한다.

최근 KT&G는 새 담배 'Simple Ace'를 내놓았다. 재미있는 점은 KT&G가 이 담배를 영남과 제주, 전남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보통 담배보다 굵기가 가는 담배를 살만한 사람이 이 지역에 많기 때문이다. KT&G가 제공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 제품 전국 판매량은 635억 8200만 개비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영남·전남·제주 지역 판매량은 234억 800만 개비로 전국 판매량 가운데 36.8%를 차지했다. 하지만, 제품을 슬림형으로 한정하면 이 비중은 매우 높아진다.

지난해 슬림형은 전국에서 31억 2500만 개비가 팔렸는데, 영남·전남·제주 지역에서 팔린 것이 20억 3000만 개비다. 이 세 지역 판매량이 전체의 64.9%를 차지한 셈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정도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실제 이 세 지역에서 슬림형 담배 선호도가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로 나온 맥주도 있다. 하이트는 지난달 13일 편의점을 중심으로 '하이트미니'를 선보였다. 기존 355㎖ 제품보다 용량이 105㎖ 적은 250㎖ 제품으로 여성 소비자를 노린 제품이다. 반응은 좋았다.

보름 만에 77만 개가 팔렸다. 하이트 측은 웃음을 지었지만 편의점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소비자가 1200원짜리 250㎖ 제품을 찾으면서 1700원짜리 제품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다. 편의점 주인들 말을 빌리면 최근 모 편의점 업체 직원들은 점주들에게 소용량 맥주를 판매대에서 빼줄 것을 권유하고 있단다.

/경남도민일보 김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