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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마산 수정매립지 '주민간 갈등'

발전위 "지역경제 위해 조선업체 유치"- 대책위 "환경파괴 심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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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시 수정 발전위원회 회원들이 10일 오전 마산시청 브리핑룸에서 STX 중공업 유치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마산시 구산면 수정매립지 용도변경 문제가 찬성과 반대 주민 간의 민민갈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발전위원회와 대책위원회로 양분된 주민들은 각각 기업유치와 결사반대를 내세우며 맞선 상황이어서 공유수면 매립지의 활용방안 등을 둘러싼 논란은 좀체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역발전 위해 업체 유치 = 매립지용도변경을 통해 STX중공업㈜ 을 유치하는 데 찬성하는 주민대표 33명으로 구성된 '수정발전위원회'(이하 발전위)는 10일 오전 마산시청에서 주민 359명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침체한 지역경제를 살리고 낙후된 수정마을을 발전시키려면 조선업체를 유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전위는 이날 회견에서 "대책위원회 등이 그동안 대안 없는 반대로 일관하는 바람에 주민들 사이에 분열만 가져왔을 뿐 아니라 조선소 유치 찬반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조차 부정하는 대책위를 성토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발전위는 반대 대책위 편에 서 있는 트라피스트 수녀원 측에도 "태풍 매미때 전라도에서까지 봉사활동을 왔는데도 수녀원 측은 교리를 이유로 마을에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교리를 존중해 수녀원에 불만을 갖지 않았다"면서 "수녀원이 수정마을을 경치 좋은 앞마당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마을 발전을 위해 주민분열을 꾀하는 행위를 중지하고 신앙생활로 돌아가 달라"며 섭섭함을 표현했다.

발전위는 특히 "11일까지 대책위원회와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발전위 단독으로 업체 유치에 나설 것이며, 마산시 및 STX 등과 협의해 주민설명회 개최 등을 공고할 계획"이라고 강조하면서 유치활동을 본격화할 것을 선언했다.

발전위는 전체 920여 명의 수정마을 주민들 가운데 359명의 동의를 받았으며 앞으로 찬성 쪽 주민들의 의경을 결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선소 들어서면 마을에 재앙 = STX중공업㈜ 유치를 반대하는 '수정마을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마·창 환경운동연합, 트라피스트 수녀원 등은 "애초의 매립목적을 변경해가면서 조선소를 유치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산업시설로 환경피해가 없는 첨단산업업종을 유치해야 한다"며 조선소 유치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책위 등은 "수정만 매립지에 조선소가 들어서 가동되면 용접이나 선박조립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 등으로 말미암은 주민들의 생활불편이 크게 우려되고 연안 환경파괴도 심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마을지역과 근접한 곳에 조선소나 조선기자재 업체를 유치하는 것을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11시에 열린 찬성 측 주민들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오전 8시 30분부터 수녀원 측이 "주민동의 없는 매립목적 변경을 반대한다"며 1인 시위를 진행했지만 9시께 철수해 우려했던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