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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해군하사, 간경화 말기 아버지 위해 간 이식


한평생 자식을 위해 헌신하다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버지에게 장기 이식을 선택한 해군 부사관의 아름다운 효심이 전해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자신의 간을 떼어주는 쉽지 않은 효행을 실천한 주인공은 지난 9월 해군 부사관 220기로 임관해 현재 해군교육사령부 기술병과학교에서 초급반 교육을 받는 박언기(21) 하사. 박 하사 부친 박희돈(55) 씨는 지난 10월 평소 앓고 있던 간경변으로 쓰러져 부산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중 복수가 차면서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서울 아산병원으로 이송 후 정밀 검진한 결과 급성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간 이식 수술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병원 측의 설명에 따라 박 하사 누나와 박 하사가 간 이식 가능 여부 판단을 위한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박 하사가 가족 중 유일하게 이식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아 지난 27일 오전 이식 수술을 했다.

박 하사의 간 이식 수술을 허가한 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은 박 하사와 부친의 쾌유를 기원하는 '난'과 "충(忠)은 효(孝)에서 나오는 것이다"라는 서신을 보내 박 하사의 효심과 군인정신을 높이 치하하고 "수술이 잘돼 부친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기를 바라며 박 하사도 본인의 희망대로 수술 후에 현역으로 근무하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박 하사는 "부모님께 받은 사랑에 보답할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도 기쁘다"며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해군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하사의 소속 부대인 해군교육사 장병들은 자발적으로 헌혈증과 성금을 모아 전달하기로 했으며 박 하사의 현역 복무 계속 여부는 본인 희망과 '전역심사위원회' 의견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현역 군인은 장기 이식 수술을 하게 되면 건강관리규정상 신체 등급이 6등급으로 분류돼 전역심사 대상이 되지만 본인 희망과 '전역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현역복무도 가능하다.

/경남도민일보 오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