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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무료급식소 경기 악화 '직격탄'

식재료비 오르고 독지가 후원 손길 크게 줄어
유가 급등에 도시락 배달 자원봉사자도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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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가와 식자재비 인상으로 인해 마산, 창원을 비롯한 경남 각 지역의 무료급식소 운영이 힘들어지고 있다. 22일 마산의 한 무료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이 자신의 배식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곡물가격을 비롯해 식재료비가 인상된 데다 경기악화 탓에 후원이 줄어들면서 무료 급식소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올 들어 밀가루와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가 급등한데다 장마와 불볕더위 등으로 채소를 비롯한 식재료비가 대폭 인상됐다. 여기에다 경기 악화로 무료 급식소를 돕는 독지가의 후원 손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무료 급식소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마산역 인근에서 하루 평균 300∼350여 명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천주교 마산교구 한마음의 집은 마산시와 천주교 마산교구의 지원 60%와 개인 후원자의 후원 40%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인 후원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데다 식재료비가 20% 이상 인상되면서 급식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마음의 집 관계자는 "나빠진 경기 탓인지 요즘 후원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며 "경비가 한정적이다 보니 급식 인원을 제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식단을 부실하게 할 수도 없어 이래저래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러한 상황에 기름 값의 인상 또한 무료급식소의 운영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한마음의 집은 거동이 불편한 홀로 사는 노인 70여 명에게도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기름 값이 올라가면서 차량을 제공해 도시락 배달을 하려는 자원봉사자가 줄어드는 형편이다.

급식소 관계자는 "도시락 배달을 하려는 자원봉사자가 없는 것도 당장 눈앞에 닥친 어려움"이라며 "조금은 여유가 있는 시민이 자원봉사자로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산 문화동에서 무료급식을 하는 마산적십자 급식소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마산적십자 급식소는 그나마 적십자 경남지사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고 최근에 적십자 경남지사에서 물가와 연동해 급식소 운영비를 인상해줘 조금은 나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 급식소에도 쌀이나 조리에 필요한 여러 가지 물품을 후원해 주는 정성은 뚝 끊겼다.

이에 마산적십자 급식소는 새벽부터 어시장 등을 누비며 발품을 팔아 비교적 저렴한 물건을 구매하는 방법으로 식재료비 인상에 따른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다.

마산적십자 급식소 정유복(61) 실장은 "쌀 등의 후원이 줄어든 것을 보면 경기가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라며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에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려면 많은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남도민일보 유은상 기자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