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지체장애인 수영선수 문출행 씨가 제 11회 경남장애인생활체육대회에서 딴 메달을 웃으며 내 보였다. /유은상 기자 yes@ | ||
출발신호가 울렸고 온 힘을 다해 물살을 갈랐다. 골인지점에 1등으로 들어서고 나서야 아내와 딸이 떠올랐다.
오늘도 희망의 물살을 가르며…
지난 30일 창원체육관 수영장에서 열린 제11회 경남장애인생활체육대회 수영에 출전해 자유형 50m 금메달과 평영 50m 은메달을 딴 문출행(50·마산시 내서읍) 씨.
그는 현재 50세의 중증지체 장애인이다. 동시에 장애인 국가대표 수영선수이다.
지난 2006년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9회 아·태 장애인경기대회 중증지체장애인 수영에서 금메달을 딴 화려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문 씨는 지난 아·태장애인경기대회 출전 이후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훈련이 너무 힘들었고 또 나이가 많아서 그만두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다시 출발대에 오른 것은 동료 장애인과 딸아이와 같은 젊은이들에게 누구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서란다.
자신의 인간승리가 어려운 이들에게 꿈꿀 수 있는 씨앗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지난 91년 포항에서 34살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문 씨는 오토바이로 출근하던 길에 덤프트럭과 충돌, 척수를 다쳐 다시는 걸을 수 없게 됐다.
"정말 그때는 죽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며 지난날을 회상하는 그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다.
그는 3년 가까이 죽음과 같은 치료를 마친 뒤 93년에 마산으로 이사를 왔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으며 집에서만 지냈다. 그러다 힘들게 자신을 지킨 아내 함금자(48) 씨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딸아이를 보며 "이래서는 안 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 2004년 창원에서 수영을 하고 있던 장애인 동료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하게 됐다. 수영이 문 씨에게 두 번째 인생의 길을 열어 준 것이다.
문 씨는 "수영이 장애인에겐 정말로 어려운 것일 수 있지만, 마음만 바꾸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며 "수영은 장애인들의 재활에 상당한 도움이 되며 특히 정신적으로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어 많은 동료에게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신체장애는 결코 장애가 아니고 자신을 이기는 것이 장애를 이기는 것임을 동료에게, 또 딸과 같은 나이의 젊은이에게 가르쳐 주고 싶다"며 "모든 것은 자신을 이겨 나가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경남도민일보 유은상 기자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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