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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뒤바뀐 시신 '어떻게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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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의 한 노인 병원 장례식장이 시신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바람에 유족이 엉뚱한 시신을 화장하는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났다.

◇"앗, 우리 누님 아닌데?" = 김 모(71) 씨는 19일 오전 8시 30분 마산시 봉암동 정다운 병원 장례식장에서 출상을 앞두고 돌아가신 누님(99)의 관을 확인하는 순간 깜짝 놀랐다. 누님의 관에 덮여있는 이름이 누님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던 것. 놀란 김 씨는 장례식장 측에 왜 다른 사람 이름이 부착돼 있느냐고 물었다. 곧바로 이름뿐만 아니라 시신이 아예 통째로 바뀐 것을 확인한 김 씨는 황당했다.

확인 결과, 바로 전날 화장을 하기로 했던 시신이 화장되지 않은 채 김 씨 유족 측에게 와 있었다. 어젯밤 엉뚱하게 김 씨의 누님이 화장된 것이다. 게다가 시신이 바뀐 채 화장을 했던 다른 유족 측은 이를 모른 채 시신을 납골당에 바로 뿌려서 뼛가루조차 다시 찾을 수 없게 됐다. 김 씨 가족들은 곧바로 장례식장에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시신 어떻게 바뀌었나? = 18일 장례식장에는 4구의 시신이 있었다. 이 가운데 91세, 99세의 할머니 시신 2구가 있었는데 장례식장, 상조회사, 유족 측이 이름과 시신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서 이 같은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장례식장 측은 "두 분 다 나이가 비슷했으며 기독교인이었다. 관에 기독교를 상징하는 십자가 표시만 봤고 이름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과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장례식장은 상조회사에서 먼저 시신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장례식장 측은 "보통 장례식장은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장소와 음식을 제공할 뿐이다. 전반적인 것은 다 상조회사에서 처리한다. 최종적으로는 장례식장 책임이지만 상조회사에서 이름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얘기했다"며 발뺌했다.

그러나 장례를 치른 모 상조회사는 장례식장 측이 유족에게 시신을 확인하지 않아 이번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상조회사 측은 "장례식장 직원이 유족을 데려가서 확인하고 사인을 받는데 그걸 안 했다. 불교는 장례식 때 상조회사에서 상주 절을 시키고 하는데 기독교는 목사님 주도로 식이 진행된다"며 "관 위에 덮인 이름을 우리도 확인하지 못한 책임이 있지만, 우리는 장례식장 직원이 시신을 옮기는 것을 도와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신을 화장하게 된 유족 측은 장례를 치르면서 경황이 없었다고 말했다. 유족 관계자는 "다른 유족이 화를 내는 것을 이해한다. 어제(18일) 발인을 하면서 우리도 경황이 없어 이름을 확인하지 못했다. 화장을 다 하고 오늘(19일) 아침 다른 유족 측 전화를 받고 우리도 깜짝 놀랐다. 우리도 어머니 화장을 다시 해야 하는 피해자"라고 말했다.

◇유족 측, 병원·상조회사에 사과 요구 = 김 씨 유족은 19일 오전 시신을 다시 찾아 장례를 치를 수 없게 되자 분노했다. 유족은 이름조차 확인하지 않고 시신을 운구해서 화장까지 치르게 한 병원과 상조회사 측에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19일 시신이 뒤바뀐 것을 장례식장 측에 알리자 장례식장은 상조회사에, 상조회사는 장례식장 측에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말만 하고 있다는 것. 이에 유족 측은 "무엇보다 돌이킬 수 없게 된 이번 일에 대한 양측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유족 관계자는 "한자도 아니고 한글로 가로세로 20㎝가 넘는 크기로 적힌 이름을 왜 못 봤느냐. 다른 유족이 화장을 해서 뼛가루를 화장터 안에 뿌리는 바람에 화장장에서 뼛가루조차 못 찾게 돼 돌아가신 분에게 죄를 지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 씨 유족들은 애초 돌아가신 분을 화장해서 의령 교회 공원묘지에 안치하려고 했는데, 이를 못하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19일 김 씨 유족은 일단 화장장에 가서 장례를 치른 후 김 씨 유품만 묘지에 묻기로 했다.

한편, 18일 오전 시신이 뒤바뀌어서 화장되는 바람에 예정대로 화장을 하지 못한 시신은 병원에서 아직 보관 중이다. 시신은 이미 엉뚱하게 화장된 유족과 병원 측이 합의한 후 다시 화장을 하기로 했다.

/경남도민일보 우귀화 기자(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