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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얇아진 지갑…당구 한게임 어때?

연말연시를 맞았지만 경기 악화로 유흥업소는 한산한 반면, 당구장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는 경제 불황의 여파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당구모임이 활성화되는 추세 때문이다.

강상극(34·회사원·마산 내서읍) 씨는 최근 직장과 동창모임 송년회를 축소하는 대신 당구 경기를 해 지는 편이 맥주를 사기로 하고 당구장을 찾았다.

하지만 갈 때마다 손님이 많아 기다려야만 했고, 다른 당구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강 씨는 "최근 직장동료 사이에서 당구가 유행하면서 일주일에 두세 번 하던 술자리 대신 당구를 치는 편"이라면서 "연말이지만 일반 술집 등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당구장은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산시 내서읍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모(48) 씨는 "최근 당구가 다시 유행처럼 번지면서 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었고, 내서지역만 해도 5∼6개 있던 당구장이 최근에는 10여 개로 늘어났다"며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오히려 당구장은 더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당구를 즐기려는 사람과 당구장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학창시절 당구를 즐겼던 추억을 가진 30∼40대 직장인들이 술자리 등의 모임을 줄이는 대신 비교적 저렴하고 건전한 모임을 하려는 추세 △몇 년 전부터 케이블 TV를 통해 당구경기가 중계되면서 다시 제2의 전성기를 이끄는 점 △ PC방과 인터넷 게임이 쇠락하면서 게임을 즐기던 인구가 당구로 옮겨가고 있는 점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는 900여 개의 당구장이 영업을 하고 있고 이는 지난 2006년 500여 개에서 40%가량 늘어난 것이다.

특히, 창원에는 지난 2006년 100여 개이던 당구장이 지난해와 올해 60여 개의 업소가 새로 개업해 현재 160여 개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