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25만 명에게 공공근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이 할당량 채우기 식의 인력 확보로 애초 사업 목표가 변질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희망근로 프로젝트는 정부가 저소득층 생계지원을 위해 노동 능력이 있는 소득자를 대상으로 공공부문 일자리를 제공하고 월 83만 원을 주는 제도로 지난 1일 시작됐다. 하지만, 참가모집 과정에서 애초 취지와 달리 주민자치위원 등 경제적 능력이 있는 인력이 대거 포함되면서 실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할당식 인원배정에 여유있는 가정 대거 참여
◇할당량 채우기 식 인원배정 = 2일 경남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현재 희망근로 프로젝트에 경남은 1만6321명이 참가했다. 시·군별로는 창원 1989명, 마산 1990명, 진주 1785명, 김해 1747명, 의령 508명, 하동 460명, 함안 400명 등이다.
하지만, 이번 희망근로 프로젝트는 선발과정부터 할당량 채우기 식으로 진행됐다. 우선 이번 사업을 주관하는 행정안전부는 25만 명이라는 선발 인원목표를 세우고 16개 시·도에 할당량을 내려보냈다. 도는 1만 6250명의 인원을 배정받아 인구와 실업률 등에 따라 이를 도내 20개 시·군으로 다시 편성했다.
읍·면·동마다 적게는 200명, 많게만 500명가량의 정원을 할당받았지만, 접수된 신청자 수가 턱없이 모자라 할당량을 채우고자 취지에 어긋나는 대상마저 포함하는 사례도 많았다.
창원의 한 동사무소는 300명의 인원을 배정받았지만, 차상위계층의 신청은 5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이 단체 희망근로 담당자는 "관내 차상위 계층에 일일이 전화를 걸거나 찾아가 희망근로사업을 권유했지만, 10%가량도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목표 인원을 채우고자 참가 제한을 완화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도 신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6개월 일하면 끝인데…"저소득층 신청 꺼려
◇차상위계층 외면, 주부들 아르바이트로 전락하나 = 희망근로사업은 재산과 소득을 따지지 않고 신청할 수 있도록 기준이 완화됐다. 애초 참여 대상을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 재산이 1억 3500만 원 이하인 계층으로 한정했지만, 국회에서 더 많은 계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주문해 이 같은 조건을 폐지하는 대신 점수제를 도입해 인력을 선발키로 했다.
정부가 주요 대상으로 삼았던 저소득층 가정은 이번 사업이 6개월의 한시적인 사업이라는 점 때문에 신청을 꺼린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기존 공공근로사업에 참가 중인 저소득층에서는 굳이 희망근로사업을 신청하지 않아도 되고, 업무 역시 꽃길·산책로·환경 정비 등 공공근로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의 참여가 줄어들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늘었다.
희망근로 참여 신청서에 주거 상태와 가구원 소득, 재산상황 등을 표기하게 돼 있지만, 대상자 심사에서 가점을 받을 뿐 제외대상은 아니므로 신청자 수가 모자라는 자치단체에서는 이들을 제외할 명분이 없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지난달 15일부터 1차로 모집한 결과 인원이 턱없이 모자라 주민자치위원장이 직접 신청하는 등 제도상의 허점을 이용한 신청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 신청을 한 것은 심정적으로 비난할 수 있겠지만, 심사에서 부적격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희망근로 상품권 때문에 골치가 아파 죽겠습니다. 대상자는 상품권은 안 받으려고 하고, 정부는 밀어붙이니 공무원만 죽을 맛입니다."
한 지방자치단체 희망근로 담당 공무원의 하소연이다.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 참가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희망근로상품권(소비쿠폰)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사업 참여자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다.
정부는 희망근로 사업 참여자에게 지급하는 임금 83만 원 가운데 30%가량을 1만 원권·5000원권·1000원권 등 3종류의 소비쿠폰을 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상품권을 사용하게 되면 사업 참여 사실이 드러난다는 개인적인 문제와 해당 지자체에서 수천 곳의 가맹점을 모집해야 한다는 등의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임금 일부가 상품권으로 지급된다는 사실을 알고서 신청을 포기하거나, 돈으로 돌려받을 수 없는지를 묻는 민원이 해당 동사무소에 쇄도하기도 했다.
한 공무원은 "희망근로사업 대상자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의 노년층이라 얼마나 상품권을 사용할지 솔직히 의문"이라면서 "사용기한도 3개월로 정해져 있고 이후에 환불도 되지 않아 불만이 많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희망근로사업의 로고가 표시된 상품권을 사용하면 사업에 참여한 것이 고스란히 드러나 프라이버시에도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이의 학비를 내야 하니 상품권 대신 현금으로 받고 싶다는 등의 민원도 많이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지자체로선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 모집도 해야 하는 등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상품권 이용 대상이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전통시장과 지역 골목 내 상권을 중심으로 가맹점을 모집하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창원시는 2500여 곳의 가맹점을 모집할 예정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상품권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많은 수의 가맹점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인데 얼마나 많은 업주가 동참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민일보 주찬우 기자
희망근로 프로젝트는 정부가 저소득층 생계지원을 위해 노동 능력이 있는 소득자를 대상으로 공공부문 일자리를 제공하고 월 83만 원을 주는 제도로 지난 1일 시작됐다. 하지만, 참가모집 과정에서 애초 취지와 달리 주민자치위원 등 경제적 능력이 있는 인력이 대거 포함되면서 실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할당식 인원배정에 여유있는 가정 대거 참여
◇할당량 채우기 식 인원배정 = 2일 경남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현재 희망근로 프로젝트에 경남은 1만6321명이 참가했다. 시·군별로는 창원 1989명, 마산 1990명, 진주 1785명, 김해 1747명, 의령 508명, 하동 460명, 함안 400명 등이다.
하지만, 이번 희망근로 프로젝트는 선발과정부터 할당량 채우기 식으로 진행됐다. 우선 이번 사업을 주관하는 행정안전부는 25만 명이라는 선발 인원목표를 세우고 16개 시·도에 할당량을 내려보냈다. 도는 1만 6250명의 인원을 배정받아 인구와 실업률 등에 따라 이를 도내 20개 시·군으로 다시 편성했다.
읍·면·동마다 적게는 200명, 많게만 500명가량의 정원을 할당받았지만, 접수된 신청자 수가 턱없이 모자라 할당량을 채우고자 취지에 어긋나는 대상마저 포함하는 사례도 많았다.
창원의 한 동사무소는 300명의 인원을 배정받았지만, 차상위계층의 신청은 5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이 단체 희망근로 담당자는 "관내 차상위 계층에 일일이 전화를 걸거나 찾아가 희망근로사업을 권유했지만, 10%가량도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목표 인원을 채우고자 참가 제한을 완화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도 신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6개월 일하면 끝인데…"저소득층 신청 꺼려
◇차상위계층 외면, 주부들 아르바이트로 전락하나 = 희망근로사업은 재산과 소득을 따지지 않고 신청할 수 있도록 기준이 완화됐다. 애초 참여 대상을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 재산이 1억 3500만 원 이하인 계층으로 한정했지만, 국회에서 더 많은 계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주문해 이 같은 조건을 폐지하는 대신 점수제를 도입해 인력을 선발키로 했다.
정부가 주요 대상으로 삼았던 저소득층 가정은 이번 사업이 6개월의 한시적인 사업이라는 점 때문에 신청을 꺼린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기존 공공근로사업에 참가 중인 저소득층에서는 굳이 희망근로사업을 신청하지 않아도 되고, 업무 역시 꽃길·산책로·환경 정비 등 공공근로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의 참여가 줄어들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늘었다.
희망근로 참여 신청서에 주거 상태와 가구원 소득, 재산상황 등을 표기하게 돼 있지만, 대상자 심사에서 가점을 받을 뿐 제외대상은 아니므로 신청자 수가 모자라는 자치단체에서는 이들을 제외할 명분이 없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지난달 15일부터 1차로 모집한 결과 인원이 턱없이 모자라 주민자치위원장이 직접 신청하는 등 제도상의 허점을 이용한 신청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 신청을 한 것은 심정적으로 비난할 수 있겠지만, 심사에서 부적격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희망근로 상품권 때문에 골치가 아파 죽겠습니다. 대상자는 상품권은 안 받으려고 하고, 정부는 밀어붙이니 공무원만 죽을 맛입니다."
한 지방자치단체 희망근로 담당 공무원의 하소연이다.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 참가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희망근로상품권(소비쿠폰)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사업 참여자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다.
정부는 희망근로 사업 참여자에게 지급하는 임금 83만 원 가운데 30%가량을 1만 원권·5000원권·1000원권 등 3종류의 소비쿠폰을 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상품권을 사용하게 되면 사업 참여 사실이 드러난다는 개인적인 문제와 해당 지자체에서 수천 곳의 가맹점을 모집해야 한다는 등의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임금 일부가 상품권으로 지급된다는 사실을 알고서 신청을 포기하거나, 돈으로 돌려받을 수 없는지를 묻는 민원이 해당 동사무소에 쇄도하기도 했다.
그는 또 "희망근로사업의 로고가 표시된 상품권을 사용하면 사업에 참여한 것이 고스란히 드러나 프라이버시에도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이의 학비를 내야 하니 상품권 대신 현금으로 받고 싶다는 등의 민원도 많이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지자체로선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 모집도 해야 하는 등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상품권 이용 대상이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전통시장과 지역 골목 내 상권을 중심으로 가맹점을 모집하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창원시는 2500여 곳의 가맹점을 모집할 예정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상품권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많은 수의 가맹점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인데 얼마나 많은 업주가 동참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민일보 주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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