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대신 딸이?…제대로 된 검증 있었나" 뒷말 무성
투표일인 9일 자정에 가까운 시간. 사천에서 강기갑 후보가 이번 총선 최대 이변을 낳는 동안, 또 하나의 이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친박근혜 전 대표계' 인사들로 구성된 친박연대 정당 득표율이 조금씩 오르며 비례의석 확보가 확실해지자 비례 1번인 '그녀'에 대한 관심도 올라갔다.
77년생 서른 살의 그녀, 양정례 당선자(사진). 비단 최연소 국회의원이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나이에 비해 재산(7억 1600만 원)이 많기 때문도 아니었다. 친박연대 안팎에서도 무성한 뒷말을 낳은 '공천 미스터리'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애초 여성과 장애인을 1번으로 내세우는 추세에 따라 친박연대 내부에서는 송영선·문희 의원이나 정하균 척수장애인협회 회장이 1번을 받을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공천결과는 '깜짝 발탁'이었다. 무명의 30세 여성에게 돌아간 것이다.
양 당선자는 공천 신청 당시 '현 박사모 회장, 현 새시대 새물결 여성청년 간사'라고 올렸다. 그때만 해도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의 회장을 내세운 상징적인 선택이라고 여길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공천 발표 당일 '진짜 박사모 여성회장'이라는 김 모 씨가 박사모 홈페이지에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박사모 여성회장은 바로 접니다'라고 시작한 댓글에서 김 씨는 '저 이전에는 여성회장도 없었고 여성위원장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역시 박근혜 지지 모임으로 알려진 '새시대 새물결'에 여성청년간사라는 직책은 없다며 허위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친박연대 홈페이지에는 양 당선자의 공천을 의아해 하는 글들이 제법 올라왔다.
결국 친박연대는 이를 받아들여 선관위 경력에 '새시대 새물결 여성청년간사'만 넣었다.
이 즈음해서 드러난 것이 양 당선자의 어머니인 김순애(58) 씨였다. 김 씨는 '새시대 새물결'의 공동의장으로 과거 자민련 등 정당 활동을 해 왔다.
경남 함양 출신으로 쌀장사와 여관업, 부동산 투자 등으로 돈을 모아 89년 건설회사인 '건풍건설'을 세운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졌다. 양 당선자가 밝힌 '건풍복지회 연구관'이란 직업도 어머니와 연관돼 있다.
요컨대 친박연대 관계자들은 양 당선자가 어머니 김 씨 '대신' 공천을 받은 것 같은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양정례 당선자를 보는 눈이 곱지 않다. 친박연대의 탄생 과정도 그렇거니와, 친박연대가 혈세로 월급을 받는 국회의원 후보의 경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당내 공감대도 없이 배출했다는 것이다.
/경남도민일보 진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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