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경남도민일보 서동진 기자
'민생국회'를 내세우며 마지막까지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18대 총선에서 낙천·낙선한 의원실에서는 대략 난감하다는 분위기였다. 총선이 끝나고 새 국회의 개원을 앞둔 상황에서 임시국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지역에서 18대 국회를 떠나야 하는 의원은 모두 8명. 김기춘·김명주·김양수·김영덕·김용갑·박희태·이강두·이방호 의원이다. 이들 의원실은 총선 직후 '방을 비워주기 위해' 짐을 싸고 있던 터라 의원실마다 썰렁한 분위기였다. 축하 화분들로 가득한 당선자 의원실들과 대조를 이뤘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임시국회가 소집되면서 낙천·낙선의원실 보좌진들은 당혹스러워했다. 짐싸던 일을 중단하고 의원 임기(5월 29일) 끝까지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무엇보다 임시국회가 열리면서 '보고 싶지 않은 얼굴'들을 다시 마주치는 게 곤욕이라는 반응이었다. 특히 공천 과정에서 대립각을 세워온 의원들이 임시국회에서 만나면 어떻게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천을 주도했지만 낙선한 이방호 의원과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이방호 의원을 맹비난해 온 김명주·최구식 의원간 '불편한 만남'이 이뤄질 수 있는 것. 이 때문에 총선에서 떨어진 의원들이 임시국회에 적극 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상임위나 본회의장에 출석을 하더라도 도장만 찍고 서둘러 자리를 뜰 가능성이 크다.
18대 국회에 재입성하게 된 한 의원은 "지난 일을 가지고 마음에 둬서 되겠느냐"면서 "서로 얼굴 부딪히면 악수하고 인사하면서 풀어야지"라고 말했다.
반면 낙천 의원실 보좌관은 "당선자들끼리 국회 열면 되겠네"라면서 "떨어진 의원들은 (국회에 나오기가) 뻘쭘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보좌관은 "아직은 민주당이 숫자로 보면 여당 아니냐"며 "그런데 여당이든 한나라당이든 공천 과정에서 뿔뿔이 흩어진 마당에 당론이 제대로 모아지겠나. 거수기 역할을 하겠나"라면서 임시국회가 파행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경남도민일보 정봉화 기자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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