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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중년 가장 자살, 경기침체 신호탄?

최근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기지 못한 40∼50대 서민 가장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어 극심한 경기침체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일용직 노동일을 하던 ㄱ(53)씨가 마산시 상남동 주차장에 주차된 자신의 차 안에서 팔과 다리의 동맥을 잘라 과다출혈로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ㄱ씨는 평소 6000여만 원의 신용카드 연체 등 빚 독촉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11일 ㄴ(42)씨가 마산시 구산면 한 채석장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자동차 배기가스에 질식돼 숨진 채 발견됐다. ㄴ씨도 평소 부채문제로 고민을 해오다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달 14일 화물차를 운전하던 ㄷ(50)씨가 마산시 진동면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ㄷ씨 역시 채무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채무 등 경제적 이유로 40∼50대 잇따라 목숨 끊어

이처럼 40∼50대 가장의 자살은 통계청 조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자살 충동을 가장 많이 느끼는 연령대로 40대가 12.7%, 50대가 11.6%로 1, 2위를 차지했으며 이들 중 경제적인 어려움을 자살이유로 밝힌 40대가 62.4%, 50대가 58.6%로 나타났다.

또 200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 직후 자살률이 42% 급증했으며, 2003년 일시적 경기 침체기에도 27%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경기침체와 자살이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

경남자살예방협회 측은 "자살의 가장 많은 이유가 경제적인 어려움인데다 자살은 경기가 어려울 때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다"며 "최근에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중년층 서민 가장의 자살이 느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는 경기침체를 나타내는 지표로 앞으로 더 많은 자살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양극화 현상 최고조에도 정부 단기 처방에만 급급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중년층의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마산대학 사회복지학과 김용준 교수는 "최근의 확실한 통계가 없어 바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근래의 상황으로 보았을 때 자살이 경기침체와 연관이 있다"면서도 "최근 중년층의 자살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서민이며 이들이 고유가와 고물가, 실업 등과 관련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자살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이는 IMF 외환 위기 이후 심화한 양극화 현상이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 최고조에 도달했으나 이들에게 경제적인 어려움을 타결해 나갈 대안이나 희망이 없어 자살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국가적인 경기회복책이나 장기적인 사회보장정책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하지만 지금 정부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단기적인 처방만 하고 있어 이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경남도민일보 유은상 기자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