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경차 감지 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하지 않아 지난 1월 11일부터 경차로 분류된 '모닝'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 ||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설치된 통행권 자동발급용 차량감지기가 일부 경차를 인식하지 못해 운전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11일 유료도로법 시행령을 개정해 통행료 할인대상 경차기준이 현행 '배기량 800cc 미만' 차량 길이 3.5m, 너비 1.5m, 높이 2.0m 이하에서 '배기량 1000cc 미만' 차량 길이 3.6m, 너비 1.6m, 높이 2.0m 이하 차량으로 변경됐다.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절약 효과가 큰 경차의 보급을 확대하려는 조치였다.
이에 따라 기아자동차의 '모닝(999cc)'은 승용(1종)에서 경차(6종)로 차종이 변경돼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혜택을 보게 됐다. 하지만, 톨게이트에 설치된 통행권 자동발급용 차량감지기는 예전 그대로여서 기아자동차의 모닝을 경차로 인식하지 못하고 여전히 승용(1종)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유가 시대에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자 마련한 기아차의 모닝 운전자들이 고속도로 요금소 징수원에게 일일이 경차라고 외치거나 잘못 발급된 승용(1종)통행료를 내고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통행료 할인 경차기준 확대 시행 5개월
부산과 마산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37·마산시 구암동)씨는 올 초 기름 값이 적게 들고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되는 점에 끌려 기아차 모닝을 구입했다. 김씨는 평상시처럼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자동으로 발급되는 통행권을 도착지 톨게이트에서 고속도로카드로 통행료를 지급했다. 하지만, 고속도로카드를 확인해본 결과 경차 할인혜택을 받지 못하고 일반 승용차 요금을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당연히 고속도로 통행료가 50% 할인이 된 줄 알고 고속도로 카드로 통행료를 지급했다"며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도착지 톨게이트 요금 징수원에게 '모닝은 경차이기 때문에 할인해 달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건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부 이 모 (45) 씨도 진주~산인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2800원을 현금으로 지급했지만 영수증을 챙기지 못했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집에 도착한 후에서야 자신이 경차 할인혜택을 받지 못하고 일반 승용차 요금을 낸 것을 알게 됐다.
이씨는 "현금으로 지급했을 때 영수증이 없으면 환급받을 수 없다는 도로공사 측의 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제대로 된 차량감지기를 설치해 놓지도 않고 영수증이 있더라도 고속도로 영업소를 방문해야 환급받을 수 있다는 도로공사 측의 안일한 행동은 고객들의 불편함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말문이 막혀버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개정된 유료도로법에 따라 지난 5월 중순까지 고속도로 전광판과 톨게이트 입구에 선간판을 설치해 경차 할인혜택에 대해 홍보를 했다"며 "현재로서는 요금소 징수원들이 일일이 차종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현금으로 통행료를 지급하고도 영수증을 챙기지 못한 고객은 증명할 방법이 없어 환급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감지시스템 설치 안 돼 톨게이트서 '모닝' 외쳐야 할인
또 그는 "하이패스 단말기를 이용해 통행료를 낸 고객들은 5월 말까지 전국적으로 528대가 환급받았으며 아직 정보변경신청을 하지 못한 고객들은 고속도로 영업소를 방문하면 변경 시까지 낸 통행료 50%를 환급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고객들의 이러한 불편을 없애기 위해 영상촬영장치를 이용한 시스템 개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에 있는 요금소 260여 곳의 시스템을 바꾸려면 300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면서도 "경차 운전자들이 할인혜택을 잘 알고 있으면서 꼼꼼히 챙기지 못한 운전자도 잘못이 있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이에 대해 기아자동차 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이처럼 모닝이 많이 팔리는 이유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 값도 절약할 수 있고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어 구입이 급증하는 것 같다"며 "전단을 통해 고속도로통행료 5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다며 홍보하고 있지만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모닝 차량 고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도로공사 측이 이른 시일 내 조치를 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새로 경차에 포함된 기아자동차의 모닝은 경남에서만 지난 5월 말까지 4050대가 판매되고 전년 같은 기간 1253대에 비해 무려 223%가 증가했으며 6월 초 현재 모닝 차량을 신청하면 11월 중순 이후에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경남도민일보 임봉규 기자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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