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대학생 6명이 27일 오전 미국과의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며 한나라당 경남도 당사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
또 경찰이 이들을 연행하려 하자 이를 막고자 나온 광우병 경남대책위 회원들 간에 충돌을 빚기도 했다.
특히 경찰과 회원들간의 충돌로 한동안 명곡로터리에서 대치상황이 벌어져 명곡지하도 옆 지귀상가 쪽에서 마산방향 2차로 도로가 막혀 한때 혼란을 빚기도 했다.
진주산업대생 5명과 경상대생 1명(남 3, 여 3)은 27일 오전 8시 30분께 직원이 출근하기 직전 창원 명곡동 한나라당 경남도당 사무실을 기습적으로 점거했다.
이들은 건물 외벽에 '국민건강권 팔아먹은 한나라당 심판하자'와 '국민은 불안하다. 전면 재협상 실시하라'는 내용의 펼침막을 내걸고 "국민무시 고시강행, 이명박 정부 심판하자", "민심은 재협상이다 재협상을 실시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또 창밖으로 "경남도민에게 드리는 글"이란 유인물을 뿌리기도 했다.
학생들은 유인물을 통해 "국민은 정부와 한나라당의 기만적인 고시강행에 맞서 두 달째 촛불을 들고 있다"며 "민심은 재협상을 원하므로 더는 국민을 협박하지 말고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생들은 "경남도민 여러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강력한 항의를 부탁한다"며 "경남도민 여러분 촛불을 들어주십시오"라고 동참을 촉구했다.
이들이 농성에 돌입하자 출동한 경찰들은 건물을 막았고 이 소식을 듣고 찾아온 광우병 경남대책위 소속 회원 100여 명은 학생들의 연행을 막고자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특히 대학생들은 기자회견을 요구하며 기자들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경찰이 현관을 열어 달라고 요구했지만 경찰은 출입 현관을 열어주지 않아 기자들과 경찰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어 9시 40분께 경찰이 학생들을 사무실 밖으로 연행해 나왔지만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광우병 경남대책위 회원들이 현관을 막아서 학생과 경찰이 건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1층 복도에서 1시간 가까이 대기해야만 했다.
결국 10시 50분께 경찰이 광우병 경남대책위 회원들을 끌어내고 대학생들을 경찰 차량에 태웠으나 이번에는 광우병 경남대책위 회원들이 경찰 차량을 에워싸고 앞뒤로 드러누워 차량진행을 막기도 했다. 경찰은 다시 대책위 회원들을 끌어냈고, 학생들을 태운 경찰 차량은 창원서부경찰서로 가기 위해 도로까지 나갔다. 여전히 광우병 대책위 회원들은 차량을 따라가며 저지했고 명곡로터리에서도 한참 동안 대치상황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명곡지하도 옆 지귀상가 쪽에서 마산방향의 2차선 도로가 잠시동안 막혀 한때 혼란을 빚기도 했다. 결국, 12시께 학생들을 태운 경찰 차량이 서부경찰서로 떠나면서 경찰과 광우병 경남대책위 사이의 대치는 일단락됐다.
이날 경찰은 한나라 당사를 점거했던 대학생 6명과 이들의 연행을 막는 과정에서 물병으로 전경대원의 얼굴을 때린 혐의로 광우병 경남대책위 회원 한 명을 연행해 조사했다.
쇠고기 재협상 요구 vs 반정부 세력의 정치적 목적
광우병 경남대책회의는 27일 오후 2시 명곡동 한나라당 경남도 당사 앞에서 '경찰의 대학생 폭력연행 규탄과 연행된 대학생의 즉각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결의안 채택의 약속을 저버린 한나라당 도의원들은 사죄하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한나라당과 소속 도의원들은 이것이 비단 몇몇 대학생들만의 요구가 아니라 경남도민의 절실한 요구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민심을 거꾸로 읽는 한나라당에 일침을 가한 대학생들의 활동은 정당하다"며 "미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위해 나선 대학생들을 경찰이 폭력적으로 강제 연행했고 그 책임은 경찰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책위는 "연행된 대학생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한나라당은 경남도민의 민심을 알고 즉각 쇠고기 재협상에 나서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27일 오전 한나라당 경남도당은 성명서를 통해 대학생들의 도 당사 점거농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경남도당은 "정당 당사에 난입하여 직원들을 폭행하고 내쫓아 당사를 점거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는 헌법에 보장된 정당민주주의와 대의제의 심각한 훼손을 가져오는 폭거다"고 밝혔다. 도당 측은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법률상의 보장된 통로가 있지만 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며 "정당의 현판을 파손하고 사람을 폭행하는 일은 무법천지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행위다"고 주장했다. 도당 측은 "이번 사태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뤄졌고 반정부 세력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며 "법률 파괴행위는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되며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경남도민일보 유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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