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집값 조금 오른다" 중론
정부 규제완화 '변수'…총선 이후 투자전략 '관망 바람직'
시장의 흐름은 정책의 변화에 민감하다. 부동산 시장도 총선 이후에 부동산 정책의 변화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막연한 예상은 할 수 있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은 가격 안정을 우선한다면서도 규제를 풀겠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이 같은 기조를 담은 부동산 정책의 가시화는 총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총선 이후 경남의 부동산 시장이 지금처럼 안정세를 유지할까. 이와 관련, 영산대 부동산연구소(소장 부동산금융학과 심형석 교수)와 영산부동산포럼(회장 신용호)이 공동으로 부산·울산·경남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부·울·경지역 부동산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총선 후에도 안정세 유지 = 4월 9일 총선 이후 부·울·경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물음에 전문가 66%(33명)는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지금과 유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24%(12명)로 나타났다. 특히 '가격이 소폭 하락'(8%)할 것이라는 응답이 '대폭 상승'(2%)할 것이라는 전망보다 훨씬 높았다.
이에 대해 영산대부동산연구소 심형석 소장은 "전문가들은 총선 이후 국회가 꾸려지면 이명박 정부가 부동산 거래를 정상화하려고 점진적으로 규제를 풀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다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고 풀이했다.
전문가를 거주지별로 나눠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의견을 분석하면 부산(70.6%), 울산(60%), 경남(50%) 순이었다.
◇변수는 규제 완화 = 부동산 시장의 판도를 바꿀 변수는 역시 부동산 규제 완화로 꼽혔다. '총선 이후 지역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에 대한 물음에 전문가 66%가 규제 완화라고 응답했다.
심 소장은 "현재 지역 부동산 시장을 옭맨 세제와 대출 규제 완화와 이를 하루라도 빨리 완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규제 완화는 시기가 중요함에 대한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자세히 보면 △세제대출 규제 완화(34%) △규제 완화 시기(32%) △재건축 규제 완화(14%) △대외 여건(12%) △한나라당 의석(4%) △대체투자 상품(4%) 순으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에 민감한 서울과 달리 부·울·경은 재건축 규제 완화가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심 소장은 "주식 등 대체투자 상품의 여건이나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 등 대외여건은 응답 비율이 높지 않아 부동산 시장 내의 변수가 중요함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에 쏠린 눈 = 총선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유망한 투자 상품으로는 재개발·재건축이 꼽혔다. 앞서 변수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의 응답 비중이 작았던 것과는 차이가 나는 결과다.
전문가들은 △재개발 아파트(28%) △재건축 아파트(26%) △토지(22%)를 유망한 투자상품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영산부동산포럼 신용호 회장은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용적률 등을 포함한 재건축·재개발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토지는 3월 24일 도시용도의 토지를 현재 6.2%에서 9.2%로 늘린다는 국토해양부의 대통령 업무 보고에 따라 곧 규제 완화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유망상품으로 △일반 아파트(12%) △상가(8%) △주상복합(4%)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부산은 토지(23.5%), 울산은 일반 아파트(20%), 경남은 재건축(50%)이 높게 나타났다.
◇그래도 짙은 관망세 = 총선 이후 부동산 가격이 다소 오르고, 재건축·재개발과 토지에 투자할 만하다지만 여전히 시장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총선 이후 어떠한 투자전략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느냐'는 물음에 전문가 40%가 '정책·가격 변화를 주시하며 관망세 유지'라고 응답했다. 이어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장기투자(26%) △급매물 등 기존 상품의 저가매수(16%) △공경매 저가매수(8%) △실수요 갈아타기(6%) △신규 분양상품 청약(4%) 순이었다. 심 소장은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총선 이후 부동산 시장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전망하고는 있으나 어떤 특정분야의 규제 완화보다는 전반적인 규제 완화와 시기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실제로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상당시간 관망세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분석했다.
/경남도민일보 표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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