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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황 없어도 신중하게 진행

의료사고가 났다. 대개 피해자와 병원은 합의를 통해 사건을 끝내고 싶어한다. 피해자는 의료진의 과실을 증명하기 어렵고 병원으로서는 이미지를 구겨 영업 손실이 있을 가능성이 커서다. 당사자끼리 합의가 안 되면 의료심사조정위원회나 한국소비자원에서 조정을 해주기도 한다. 그러다 보상금이 적거나 병원이 과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소송이 벌어진다.

의료 관련 소송에는 크게 형사소송과 민사 소송이 있다.

◇형사소송은 신중하게 = 피해자가 의료진을 업무상 과실 등의 혐의로 경찰이나 검찰에 고소하면 형사소송이 진행된다.

보통 갑작스레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이 경황이 없거나 억울하다는 생각에, 혹은 병원과 협의를 하다 감정이 격해져 고소하는 때가 잦다.

형사소송 결과 민사에도 영향, 승소 확률 10% 정도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민사소송을 하면 피해자가 의료진의 과실을 증명해야 하지만 형사소송을 하면 검사나 경찰 등 수사기관이 이를 규명한다. 주로 보상보다는 병원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하려는 욕구가 강한 피해자들이 쉽게 형사소송을 택한다. 그리고 형사소송을 통해 병원을 압박하려는 뜻이 있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신중하게 형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법원은 원칙적으로 형사판결에서 완벽하게 혐의를 증명하지 못하면 무죄를 선고한다.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진술이 엇갈려도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게다가 아직 우리나라에는 의료 전문 수사 인력이 많지 않다. 비전문가인 경찰이나 검사가 의료과실을 밝혀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의료진이 처벌을 받으려면 '의료사고가 일어날 것을 예상할 수 있었고 피할 수 있었는데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결국 수사기관도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부검을 하는 사람도 의사며 경찰서나 검찰의 의료 관련 자문위원 역시 의사다. 이런 상황이 피해자들에게 유리하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의료사고 관련 형사소송에서 의료진이 처벌을 받는 때는 10% 정도로 알려졌다.

만일 형사소송 결과는 민사소송으로 이어진다는 게 중요하다. 형사소송에서 무죄 선고를 받는다고 민사상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민사소송은 형사소송의 결과를 참고한다. 피해자는 불리한 조건에서 민사소송을 벌여야 한다. 소송 결과 손해배상액을 줄이거나 심지어 책임이 없다는 결론이 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피해자가 얻는 건 아무것도 없다.

◇소멸 시효에 주의해야 = 그래서 의료 사고 소송은 대부분 민사소송이다. 이는 의료진 실수로 피해를 봤으니 금전적인 보상을 하라며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는 일이다. 의료진이 실수했을 가능성만 있어도 피해자가 유리하다.

민사소송, 변호사 선임이 중요…소멸시효 안넘겨야

민사소송은 변호사 선임이 중요하다. 제일 좋은 건 의료사고 피해자 단체에서 추천하거나 고문으로 활동하는 변호사다.

소장을 제출하고 나면 신체감정(상해사고)이나 사인감정(사망사고)을 한다. 이는 노동력을 얼마나 잃었나, 간병인이 필요한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는가 등 정확한 피해 정도를 파악해 청구금액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삼기 위해서다. 판결은 주로 이 감정 결과를 토대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의료 민사소송에서는 '감정이 반'이란 말도 있다.

감정은 법원이 지정하는 대학·종합 병원에서 한다. 이때 피해자 상황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같이 가 전후 사정을 잘 설명하는 게 좋다.

병원 진료기록도 감정을 받는다. 진료기록으로 의학상 표준적인 치료가 이뤄졌는지를 따진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재판이 시작된다. 보통 판사는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 담당 의사와 관련 의료인을 불러 결정적인 답을 들으려 노력한다.

민사소송을 진행하면 주의해야 하는 게 소멸시효다. 의료소송의 시효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시효를 따른다. 민법 766조는 불법행위를 안 날부터 10년, 피해자가 법정 대리인이 손해 사실이나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시효가 소멸한다. 두 기간 중 하나라도 지나면 소송을 내지 못한다.

특히 의료사고는 피해 자체가 짧은 시간 안에 분석되는 게 아니어서 소멸시효를 놓치는 일이 많다.

의료심사조정위·한국소비자원 도움 받아도 괜찮아

의료사고에 대한 궁금증은 한국의료분석원,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억울한 의료사고 제대로 대처하는 법>(한정우·다산초당) 등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경남도민일보 이균석 기자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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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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