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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나이차·빠듯한 수입·언어 장벽 '암담한 현실'
부유한 생활은 아니어도 가족애 가득할 때 '장밋빛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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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해 여성이민자회 남춘화 회장이 여성 이민자의 집을 찾아 고충을 듣고 위로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숫자를 더해 가는 아세안의 이주 여성 이민자들, 즉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일본, 캄보디아 등지에서 나이 어린 여인들이 한국을 찾아오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결혼이민자 수가 11만 명을 넘어섰고 지난해 5월 1일을 기준으로 경남도에 거주하는 이주 이민자들은 4만 607명, 이 중 진해시는 2401명으로서 이주여성 이민자 숫자만도 1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 여성이 한국 남편을 따라 이주한 후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의사소통과 문화적 차이 문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주 여성들을 위해 김치담그기 등 각종 한국문화 체험 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가장 기본인 의사소통도 안되는 마당에 문화적 차이를 이해할 리 만무하다.

이주 여성에게 한국어 교육은 한국생활 적응에 일차적인 과제지만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인프라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주여성들은 한국에 와서 가족들의 특별한 배려가 없다면 완전히 고립된 생활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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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출신 마리벨리(27) 씨가 한국인 남편과의 사이에 태어 난 아이를 돌보고 있다.  
 
경남도민일보는 가정의 달을 맞아 지구촌 시대를 사는 국내 소도시 속 다문화 가정을 찾아 우리 속의 또 다른 이웃이자 지역공동체인 다문화 가정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길이 무엇인지를 함께 모색하고 그들의 삶의 단면을 조명해 본다.

지난 8일 오전 진해시 여성이민자회 남춘화(여·37) 회장을 만나러 그녀가 운영하는 진해시 용원동 중국어 학원을 방문했을 무렵, 한 통의 전화가 남 회장에게 걸려왔다. 남 회장은 그 전화를 받은 후 여성 이민자인 중국 길림성 출신 장 모(여·25) 씨에게서 걸려온 전화라며 부업인 식당일이 너무 힘들고 고달파 울먹였다고 전했다.

남 회장과 함께 만난 장 씨의 모습은 기혼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아직은 어린 소녀티가 났다. 그녀를 만나러 가는 차 속에서 남 회장이 예측했던 대로 그녀가 정작 힘들었던 것은 고된 식당일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장 씨는 이미 한국에 이주한 여성 이민자의 소개를 받아 지난해 6월 자신보다 20살가량 나이가 많은 한국남성에게 시집왔다. 그것도 남부럽지 않은 보금자리와 자가용 등을 소유한 신랑감이란 이유로 현지에서 중국 돈 5만 위안을 힘들게 빌려서 소개비 명목의 대가를 치르고서야 가능했다. 그러나 그녀를 기다린 것은 남편의 빚과 월 70만~80만 원에 불과한 빠듯한 수입뿐이었다. 고국으로 되돌아가고 싶었지만 떠나기 전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며 한국으로 시집 온 그녀로선 죽기보다 싫었다. 이를 두고 이주여성들은 사기결혼이 아니고 무엇이냐며 절대 아기를 낳지 말고 국적취득이 가능한 시기에 맞춰 이혼하고 독립된 생활을 권유하고 있다.

그녀는 현재 자신이 부업으로 일하는 식당 주인의 배려로 식당 2층 두 칸짜리 방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

진해시 청안동에 거주하는 일본인 사또(여·43) 씨는 취재진이 만난 이주여성 중 드물게 남편에 대한 고마움이 대화 속에 묻어 있었다.

그녀는 10여 년 전 직업소개소 안내로 10살 연상의 한국남성을 만나 결혼했다. 비록 부유한 생활은 아니지만 조금씩 저축하며 더욱 윤택한 미래를 기약하고 있다. 그녀는 중학생과 초교생 자녀를 둔 어머니로서 일본과 다른 한국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활용능력이 부족해 자식교육에 지장을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녀는 매년 쉴 틈 없는 제사와 길흉사에 빼앗기는 시간을 놓고 한국사람이 비실용적인 사상과 습관에 매여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품고 있지만 남편과 자식을 위해 언젠가는 한국에 귀화하고야 말 것이란 소망을 품고 살고 있다.

1년 6개월 전 필리핀에서 건너온 마리벨리(27) 씨는 진해시 소사동에서 남편과 함께 1년 5개월이 된 아기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이주 여성이다.

항상 천진스러운 웃음을 잃지 않고 한국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그녀는 출근한 남편만을 기다리며 종일 한국어 습득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녀는 하루빨리 한국어를 습득해 취업하고 가계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2년 전 진해시에 정착한 류분(여·25·중국) 씨는 "비록 달셋방의 고달픈 생활이지만 착하고 일 잘하는 남편의 한결같은 사랑은 큰 기쁨이고 행복"이라며 "남편이 너무도 좋아했던 아이를 뱃속에서 유산했지만 오히려 위로하고 중국 친정부모님까지 한국에서 모시는 남편의 따뜻함에 존경과 사랑을 금할 수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미래의 꿈을 품고 사는 이들 이주 여성과는 달리 아예 돈을 벌고자 소개비까지 주고 와서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돈을 벌어 보겠다는 외국여성들의 위장된 결혼이 선량한 이주 여성들의 또다른 선입견으로 자리잡고 있다.

[결혼 이주여성]'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체계·안정적 교육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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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해여성회관에서 열린 '다문화 어울림 한마당축제'에서 중국에서 온 이민자들이 전통의상을 선보였다.  
 
언어와 풍습,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부적응 현상이 뚜렷한 여성 이민자를 포용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민자와 이민 2세가 교육과 취업 기회에서 소외돼 사회적·경제적 취약계층으로 전락, 사회비용이 늘어날 것도 자명하다.

부처별로 이민자를 위해 추진하는 다양한 지원사업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이민자의 참여와 관심이 저조하다는 지적도 맞물려 돌아간다.

이에 따라 중앙부처나 지자체, 민간단체 등에서 이민자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한국어 교육과 우리 사회 이해 등 정책지원 시책을 표준화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적응하는 '사회통합프로그램 이수제'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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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이민자들이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진해시 이주여성 이민자들은 지난 3일 진해시 가정폭력상담소에서 열린 '진해 여성이민자와의 간담회'에서 언어장애와 육아, 자녀교육, 취업, 예절·인권교육 등을 가장 당면한 해결과제로 꼽았다.

이날 이주한 지 2년째인 등추위방(34·중국) 씨는 출산 1개월을 남겨 두고 있지만 아이 보육에 대한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또한 이주 6년째인 장원웬(29·중국)씨는 임신한 몸으로 장애인 시부모를 섬기는 고달픈 현실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남춘화 회장은 △한국어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일 년 내내 지속할 것 △한국어 교재에 번역을 더해 이해를 높여 줄 것 △부부교육을 정례화할 것 △ 요리 등 각종 교육프로그램에서 현실적으로 필요한 내용을 우선할 것 △사기결혼 또는 위장결혼 근절을 위한 대책이 마련될 때 이주여성 관리에서 더욱 내실을 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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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이민자들이 각각 자국의 전통요리를 뽐내고 있다.  
 
이주여성을 위한 한국어학교를 운영해 온 진해여성회관 박정렬 관장은 "여성이민자를 위해 친정어머니 40명을 선발, 소정의 교육과정을 수료하는 13일 결연식과 함께 이주여성 자녀교육을 위한 '이주여성 어머니 교실'을 학교교육과 연계해 체계적으로 운용해 나갈 계획"이라며 "자칫 베푸는 뜻에서 어려운 이웃 대하듯 조건 없는 물량공세나 퍼주기 식의 후원방식보다는 수고의 결과에 대한 시상이나 보응의 형태로 이주여성 자존심을 최대한 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해가정폭력상담소 박인숙 소장은 "이주여성이민자에 대한 폭력문제는 행위자 교육 등 상담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으며 산모 도우미는 시 보건소를 통해 수유 등 출산 후 2주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며 "자녀와 부모 한글교육을 위해 '방문 한국어 교사' 또는 각 지역의 '무료 공부방'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라고 권유했다.

한국자유총연맹 진해시지부 김형률 지부장도 "이주여성이나 한국인 모두가 서로에게 익숙지 않아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으나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진해경찰서 보안지도위원회 이종식 위원장은 "일부 코리안 드림에 의해 국내 입국을 위한 수단으로 위장결혼한 이주여성 등과의 갈등이 폭력으로 이어지는 등 인권문제가 끊이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진해서 전보근 보안계장은 "이주여성 임산부를 위해 부모를 초청할 수 있고 월급 압류 등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파산선고를 통해 최저생계비를 보장받는 방법 등이 있으나 대체로 서비스제도에 익숙지 않아 이를 계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남도민일보 오웅근 기자 (기사 원문 보기)

Posted by 돼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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